나 너 그리고

벅 스

신도호 2013. 9. 20. 20:59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아침 뉴스에서 보니까, 이번 추석때 백화점등 시장에서

애들 옷보다 명품 애완견옷이 더 많이 팔렸다고 한다.

이걸 웃어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원

개도 개같지 않은것들을 기르면서, 세상 말세가 아닌가 싶다.

 

내가 청년시절, 고향에서 지내고 있을때

나에게도 애완견이 있었는데...

위 사진과 비슷한 개였는데, 아주 촌동네로 시집을 간 누이네집에서 가져온

강아지였는데...

그것들이 커서 새끼를 낳았고, 새끼중 한마리 집에서 키우고

나머지는 엄마가 다 팔아버렸다.(좌우간 울엄마 개파는데 도사였다.)

 

한마리 남은 강아지는 나와 매우 친해서 잠도 같이자고 했는데,

어느날 나 없는사이 행길에서 오토바이와 부딪치는 사고를 당해

마루밑으로 기어들어가 꼼짝도 못하고 누워있는 중환자가 돼버렸다.

내가 직접 마루밑으로 기어들어가 그 강아지를 앉고 나와서

밖에다 볏집을 깔아놓고 거기에 눕혔다.

마침 그날 집에서 닭을잡아 삶았기 때문에

내가 먹을 닭국을 가져다 강아지입에 조금씩 넣어줬더니,

입맛이 살아나는지 그 닭국을 다 먹어줬다.

나는 이 강아지의 이름을 벅스라고 지어줬고, 다시 정상으로 회복할수 있도록

정성껏 보살폈더니, 몇개월 후 부러진 허리가 붙었고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벅스는 늘 나와함께 있었고, 같이 꿩사냥도 나갔다.

하루 여서일곱마리 정도 꿩을 잡아왔고, 덕분에 꿩고기 지겹도록 먹었다.

벅스와 나는 언제나 마음이 통했다.

서로 얼굴만 봐도 무엇을 할지 서로 알았다.

 

대추나무에 대추가 익을때면 이놈은 대추를 좋아했다.

나무밑에 있다가 나를 보면, 즉시 달려와 내 바지를 물고

대추나무 밑으로 끌고가서는 대추나무를 바라보며 꼬리를 흔든다.

내가 대추나무에 올라가 나무를 흔들어 대추를 떨어뜨려 주면,

그 떨어진 대추들을 잘도 주워먹었다. 씨까지 깨물어 먹는다..

"ㅎㅎ 뭔 개가 대추를 잘먹는다냐...?"

 

어느날은 산에가서 벅스랑 나란이 앉아 쉬다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뽀뽀까지 했었는데...

 

 

아~~

벅스 보고싶다...

 

벅~~~~스~~~~~!

 

박강수 / 마지막 편지


 

 

'나 너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머니 궁뎅이같은...ㅋ  (0) 2013.10.08
고구마 캐기  (0) 2013.09.29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0) 2013.09.17
흐르는 세월이 무섭네  (0) 2013.08.30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0) 2013.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