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 그리고

오빠생각

신도호 2009. 7. 28. 00:11

오늘은 웬지 잠이 오질 않습니다.

시간이 벌써 자정이 넘어 버렸지만,

뭐라 그럴까...

옛날 생각들?

 

벼 이삭이 한창 고개를 숙였을때

그때, 저는 한창 망나니짓을 하던

열아홉살이었지요...

 

제가 살던 고향에

앞 뒤, 그리고 옆으로 다 산이 가려진

그런 시골이었는데,

그 뒷산에, 사당골이라는 이름을 가진

계곡이라고 해야 되겠지요?

거기에 우리 논 세마지기가 있었어요...

평수로 육백평정도 되지요?

 

아버지가, 거기에 새가 많이 날아와서, 벼를 쪼아 먹는다고

저보고 가서, 새를 오지 못하게 지키라고 하셨어요..

 

명령이니 어떡해요...갔지요!

가서 새를 보려니, 생전 새가 와야 말이지요...

몇날 며칠을 거기를 올라갔어요...

근데, 그 몇날 며칠을 새가 한마리도 안오는 거에요...

산골짜기 맨 위라서, 사람도 구경을 할 수가 없었어요.

 

점심먹으러 내려 왔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에

구멍가게에 들려서, 간식거리를 사다가

담배를 한갑 사봤어요...

왜냐면, 하두 심심하니까...한번 펴보려구...

논에 올라가서 한바퀴 둘러보고, 역시 새는 안오니까

논둑에 앉아서, 생전 펴보지도 않던 담배에 불을 붙였어요...

그리고 쭉 빨아서 들이켜 봤죠...

오~ 제대로 들어갔어요...

또 한모금...

그랬더니 기분이 뿅~ 가는 거에요...

"야~ 이런 기분이었구나!  사람들이 이래서 담배를 피나보다..." 했어요.

담배 한개피를 끝까지 다 폈어요...

그리고 완전 뿅~가서 논둑에 길게 누웠지요...^^

그때 그 담배가 청자였어요...

한갑에 백오십원 했었지요...

좋은 담배는 솔이었는데, 그건 오백원 했었어요...

너무 비싸서 감히 그건 못사고

청자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땐 하루에 세개피 피우니까 맞더라구요...

 

그렇게 피우기 시작한것이 지금 삼십년 됐습니다...

교회에도 나가고 하기 때문에, 끊어야 되는데

아직도 못끊었습니다.

지난번 신체검사를 했는데,

담배 끊어야 된답니다...

물론 의사들은 누구나 다 그런말을 하지만,

진짜 끊어야 된대요...

 

아~~

그때, 아버지가 새보러 가라고 하시지만 않았더라면

담배 안폈을지도 모르는데...

고민입니당~~

 

 

바람처럼